‘동시훈련 간섭효과’, 569명 메타분석이 뒤집은 근력·순발력의 과학적 원리와 현장 전략
- 유산소를 병행하면 근력이 희생된다는 오래된 통념
- 21편·569명 메타분석이 확인한 실제 결과
- 동시훈련 간섭효과를 가르는 변수, HIIT 프로토콜의 ‘길이’
-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세션 설계 원칙
- 지구력 적응은 어떨까, 아직 남은 질문
- 종합, 동시훈련 간섭효과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이유
- 🧠 독서하는 건강빌더의 인사이트 및 현장 훈련 전략
지난 칼럼에서 우리는 같은 무게만 반복하면 근육 성장이 멈춘다, ‘점진적 과부하 원칙’의 과학적 원리와 현장 전략을 통해 근력 훈련 자체의 설계 원칙을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근력 훈련만 단독으로 처방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체력 향상을 위해 유산소성 요소를 함께 넣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근력운동에 HIIT를 섞으면 근력이 떨어진다던데, 정말인가요?”라고 회원이 묻는다면, 트레이너는 어떻게 답해야 할까요?
동시훈련 간섭효과는 ‘HIIT를 섞으면 무조건 근력이 떨어진다’는 단순한 공식이 아니라, HIIT의 형태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조건부 현상입니다.
유산소를 병행하면 근력이 희생된다는 오래된 통념
동시훈련 간섭효과(interference effect)는 오랫동안 근력·지구력 훈련을 함께 시행하면 근력 훈련만 단독으로 시행할 때보다 근력·근비대 적응이 저해된다는 개념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이 통념 때문에 파워나 근력 발달이 목표인 선수·회원에게는 유산소 요소, 특히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HIIT)을 병행하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은 이 통념을 재검토합니다. PubMed, SPORTDiscus, Web of Science를 검색해 근력 단독 훈련군과 HIIT+근력 동시훈련군을 비교한 연구를 무작위효과모형으로 분석했고, 최종 21편, 총 569명이 포함됐습니다. 동시훈련 간섭효과를 다룬 메타분석 중에서도 표본 규모가 상당히 큰 편에 속합니다.
이 통념이 오래 유지되어 온 배경에는 실제로 근력·지구력 훈련을 병행했을 때 신경계·대사적 신호가 서로 경쟁한다는 생리학적 가설(간섭 가설)이 있습니다. 다만 이 가설이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는 병행하는 유산소 훈련의 형태, 강도, 세션 간 회복 시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이번 메타분석을 포함한 최근 연구들에서 점점 더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21편·569명 메타분석이 확인한 실제 결과
결과는 기존 통념과 다소 다른 그림을 보여줬습니다. 1RM 스쿼트와 카운터무브먼트 점프(CMJ) 모두에서, 근력 단독 훈련군과 HIIT+근력 동시훈련군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즉 동시훈련이라고 해서 근력 단독 훈련 대비 최대근력·파워 수행력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떨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 이 메타분석의 결론입니다.
이 결과는 근력 발달을 목표로 하는 회원이라도 HIIT를 프로그램에 함께 포함시키는 것 자체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근거가 됩니다. 다만 메타분석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하위그룹 분석을 통해 이 현상이 실제로 나타나는 조건을 더 구체적으로 파고들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짚어야 할 것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다”는 표현의 의미입니다. 이는 HIIT를 병행한 그룹의 근력·파워 수치가 근력 단독 그룹과 완전히 동일했다는 뜻이 아니라, 21편의 연구를 종합했을 때 그 차이가 우연에 의한 변동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통계적 판단입니다. 개별 회원 수준에서는 여전히 약간의 개인차가 있을 수 있으므로, 트레이너는 이 결과를 “동시훈련을 해도 근력이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아니라 “평균적으로는 우려할 만큼 떨어지지 않는다”는 확률적 근거로 받아들이는 것이 정확합니다.
동시훈련 간섭효과를 가르는 변수, HIIT 프로토콜의 ‘길이’
하위그룹 분석에서 발견된 핵심 변수는 HIIT 프로토콜의 ‘길이’였습니다. HIIT 프로토콜이 길수록 점프 수행력(카운터무브먼트 점프)에 부정적 영향이 나타났습니다. 반대로 짧은 인터벌로 구성된 HIIT에서는 이런 부정적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는 동시훈련 간섭효과가 “유산소 요소의 유무” 문제가 아니라 “유산소 요소의 형태와 강도” 문제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근력·파워가 핵심인 종목(축구, 농구 등) 선수나 순발력이 중요한 회원에게는 인터벌 길이를 짧게 설계하는 것이 신경근 파워 저하 위험을 낮추는 실질적인 전략이 됩니다.
왜 인터벌 길이가 이렇게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까요. 긴 인터벌 HIIT는 상대적으로 지구력 대사 시스템에 더 크게 의존하게 되고, 이는 짧고 폭발적인 힘 발휘를 담당하는 신경근 시스템과는 다른 회복 경로를 요구합니다. 세션 하나에서 두 시스템에 동시에 큰 부담을 주면 회복이 완전히 이뤄지기 전에 다음 훈련 자극이 들어가면서 파워 발현 능력이 누적되어 저하될 수 있습니다. 반면 짧은 인터벌은 신경근 시스템에 미치는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 같은 세션 안에 근력·파워 훈련을 함께 넣어도 회복 부담이 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메타분석이 통합한 21편의 연구가 HIIT 프로토콜 종류, 세션 간격, 훈련 기간 면에서 상당히 이질적이라, “긴 HIIT”의 정확한 기준(인터벌 길이·세트 수)이 무엇인지는 개별 원문을 확인해야 한다는 한계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세션 설계 원칙
이 결과를 현장 프로그램 설계로 옮기면 세 가지 원칙이 나옵니다. 첫째, 체력 향상이 목표인 일반 회원에게는 동시훈련 간섭효과를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 없이 HIIT를 근력 프로그램에 자유롭게 포함시킬 수 있습니다. 둘째, 근력·파워가 중요한 종목 회원의 시즌 중 컨디셔닝에는 인터벌을 짧게(예: 20~30초 이하) 설계해 점프력 저하 위험을 최소화합니다. 셋째, 파워 발달이 최우선인 피킹 단계에는 긴 HIIT 세션의 빈도를 줄이거나, 근력 세션과의 회복 간격을 충분히 확보하는 방식으로 조정합니다.
이 원칙들은 동시훈련 간섭효과를 “있다/없다”의 이분법이 아니라, 훈련 목표와 시기에 따라 유산소 요소의 형태를 조절하는 문제로 재정의합니다. 실제로 스프린트 인터벌(SIT)이라는 특정 HIIT 형태에 초점을 맞춘 자매 메타분석도 HIIT 유형에 따라 간섭효과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결론을 뒷받침합니다.
세션 배치 순서도 함께 고려할 변수입니다. 같은 날 근력과 HIIT를 모두 진행해야 한다면, 신경계 피로가 누적되기 전에 근력·파워 위주의 동작을 먼저 배치하고 HIIT를 뒤에 두는 순서가 일반적으로 권장됩니다. 반대로 HIIT를 먼저 하면 이미 누적된 피로 상태에서 근력 운동의 폼과 힘 발휘 속도가 저하될 위험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메타분석 자체가 세션 내 순서 변수를 직접 검증한 것은 아니므로, 이는 어디까지나 신경근 피로의 일반적 원리에서 도출한 보조적 권장사항으로 다뤄야 합니다.
지구력 적응은 어떨까, 아직 남은 질문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은 이 메타분석이 명확히 보고한 근력(1RM 스쿼트)과 파워(카운터무브먼트 점프) 결과입니다. 그런데 동시훈련이라는 주제 자체는 “근력 훈련이 지구력 적응을 방해하는가”라는 반대 방향의 질문도 함께 포함합니다. 이 메타분석의 제목에는 유산소 능력(aerobic capacity)도 함께 언급되어 있지만, 본문에서 구체적으로 제시된 정량적 결과는 근력·파워 지표에 집중되어 있어, 지구력 적응 쪽 결과를 이 메타분석만으로 단정하기는 조심스럽습니다.
이 부분에서는 동시훈련 적응을 더 폭넓게 종합한 엄브렐러 리뷰 수준의 근거를 함께 참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여러 메타분석을 상위 수준에서 종합한 근거 체계를 참고하면, 동시훈련 간섭효과가 근력·파워 방향으로만 나타나는지, 아니면 지구력 적응에도 유사한 조건부 패턴이 있는지를 더 균형 있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트레이너 입장에서는 “이 논문 하나가 모든 것을 증명한다”는 식으로 받아들이기보다, 개별 메타분석의 결과를 상위 근거 체계 안에 위치시켜 해석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실무적으로는 근력·파워 목표와 지구력 목표를 함께 가진 회원(예: 축구 선수, 소방관 등 직무 체력이 필요한 회원)에게는 이 메타분석의 결론(짧은 인터벌 HIIT는 근력·파워에 큰 손상을 주지 않는다)을 근거로 HIIT를 프로그램에 포함시키되, 지구력 지표(최대산소섭취량, 젖산역치 등)의 변화도 별도로 추적해 실제 회원에게서 어떤 트레이드오프가 나타나는지 개별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종합, 동시훈련 간섭효과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이유
이 메타분석은 21편의 이질적인 연구를 통합한 것이라 세부 프로토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한계가 있지만, “동시훈련=근력 손실”이라는 오래된 공식을 HIIT 형태별로 세분화해서 재검토했다는 점에서 현장 프로그램 설계에 바로 참고할 수 있습니다. 동시훈련 간섭효과는 유산소 훈련을 병행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유산소 훈련이 얼마나 긴 인터벌로 구성되어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 구분을 이해하면, 근력과 체력을 동시에 발달시키고 싶은 회원에게 더 정교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 독서하는 건강빌더의 인사이트 및 현장 훈련 전략

“HIIT를 뺄지 말지가 아니라, 인터벌을 얼마나 짧게 설계할지를 먼저 고민하세요.”
1. 일반 체력 목표 회원에게는 HIIT 병행을 주저하지 마라
근력·파워가 최우선 목표가 아닌 일반 회원이라면, 동시훈련 간섭효과를 이유로 HIIT를 프로그램에서 제외할 필요가 없습니다. 체력과 근력을 함께 발달시키는 균형 잡힌 세션으로 자유롭게 구성하세요.
2. 파워 종목 회원에게는 인터벌 길이를 20~30초 이하로 제한하라
축구, 농구처럼 순발력이 중요한 종목의 회원에게는 HIIT를 넣더라도 인터벌 길이를 짧게 유지해 점프력 저하 위험을 낮추세요. 인터벌이 길어질수록 카운터무브먼트 점프 수행력에 부정적 영향이 커진다는 점을 기준으로 삼으면 됩니다.
3. 피킹 단계에서는 긴 HIIT 세션과 근력 세션 사이 회복 간격을 확보하라
시합이나 기록 측정을 앞둔 피킹 단계에는 긴 HIIT 세션의 빈도를 줄이거나, 근력 세션과 충분한 회복 간격을 두어 동시훈련 간섭효과가 파워 수행력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최소화하세요.
References
Kikuchi, S., Zempo, H., Kamiya-Saito, M., Inoguchi, T., Oyabe, S., Homma, H., Shinchi, K., Mochizuki, Y., & Kikuchi, N. (2026). Effects of concurrent high-intensity interval training and strength training on muscle function and aerobic capacity. International Journal of Sports Medicine. Advance online publication. https://doi.org/10.1055/a-2943-8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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